가족여행지

[스크랩] 테마여행 5選

캠퍼5 2007. 8. 9. 22:06

오늘은 입추(立秋)  여름 여행은 지금부터

[travel with history] 테마여행 5選  [글·사진 오상훈 여행기고가]

오프라인에서도 제게 많은 도움을 주시는 여행 기고가 오상훈기자의 글입니다.
오상훈님을 온라인에서도 뵈니  반갑습니다.

 

섬·역사·항구·사찰·맛…
내 몸에 맞는 여행지는 여름에 꼭 휴가를 떠나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휴가를 떠나는 계절이 여름일 가능성은 여전히 농후하다. 볕이 따가워지기 시작하면 수많은 사람이 일상의 견고한 틀을 깨고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은 열망에 시달린다. 만족스런 바캉스를 위한 기본 조건은 목적지 선택에 있다. 이제 ‘어디를 가도 좋다’는 안일한 생각은 버리자. 조금만 신경 쓰면 내 몸에 맞는 테마별 여행지를 고를 수 있기 때문이다. 

 

 

 ▲ 전남 완도군 청산도. 영화 ‘서편제’의 촬영 장소로 유명한 당리의 돌담길. 자연석을 층층이 쌓아 만든 담장과 황톳길, 그리고 푸른 보리밭이 어울려 푸근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청산도 섬 여행 _ 푸른 물 차오르는 단아한 섬

 

하늘도 바다도 산도 모두 파랗다는 전남 완도군의 청산도. 청산도의 가장 큰 관광자원은 특정한 유적이 아니라 마을 그 자체다. 꼬불꼬불하게 휘어져 들어가는 마을길, 그 길과 꼭 닮은 전답의 모습이 그렇게 푸근할 수 없다. 특히 계단처럼 이어지는 보리밭은 산비탈 위에 푸른 양탄자를 깐다. 밭이 끝나는 곳에서 이내 파란 바다가 펼쳐지니, 푸름과 푸름의 연속이다.
섬에서 보리밭과 바다가 어우러지는 풍광이 특히 뛰어난 곳으로 당리마을을 꼽을 수 있다. 섬의 관문인 도청항에서 자동차로 3~4분 거리. ‘국민영화’인 ‘서편제’에서 소리꾼 유봉과 그의 자식 송화, 동호가 신명나게 진도아리랑을 부르며 내려오던 돌담길 장면을 ‘롱테이크’로 잡아낸 장소도 바로 여기다. 보리밭, 계단식 논, 원색 지붕의 마을 그리고 멀리 바다가 엮어내는 명미한 풍경도 감상할 수 있다. 슬레이트 지붕이 주를 이루는 당리마을에 초가집이 한 채 있는데, 유봉이 엄한 꾸중과 함께 동호에게 소리를 가르치는 장면을 찍은 곳이다. 사람은 살지 않고 당시 영화 주인공의 복장을 한 인형이 영화의 한 장면을 재현하고 있다. 당리 언덕길을 오르면 ‘겨울연가’로 유명한 윤석호 감독의 사계절 시리즈 중 하나인 ‘봄의 왈츠’ 촬영장도 만날 수 있다.

청산도에는 돌이 많다. 집을 둘러싼 담장이며 논둑, 밭둑이 모두 돌로 돼 있다. 우물이나 당산나무 아래에도 돌담이 쌓여 있다. 산비탈에 넓적한 돌을 깔고 그 위에 15~20㎝ 정도 흙을 덮어 만든 ‘구들장 논’도 산과 돌이 많은 청산도의 지형적 특성이 작용한 것이다. 돌이 많으니 농사 부칠 땅이 부족했다. 항상 쌀이 모자랐던 것도 당연지사다. 오죽하면 ‘청산도에서 나고 자란 처녀가 뭍으로 시집갈 때까지 쌀 서 말만 먹고 가면 부잣집’이라는 말이 생겨났을까.

섬의 북동쪽 진산리에 이곳 사람이 갯돌이라 부르는 돌밭이 60m 정도 펼쳐져 있다. 손톱만한 것에서부터 어른 주먹보다 훨씬 큰 것에 이르기까지 돌의 크기도 다양하다. 돌을 밟거나 파도에 쓸리며 내는 경쾌한 소리가 귀를 간질인다.

 

[TIP] 청산도에는 지금도 초분(草墳)이라는 독특한 장례 풍습이 남아 있다. 초분은 죽은 사람을 땅에 바로 묻지 않고 이엉으로 덮어 두었다가 몇 년 뒤 남은 뼈를 추려 땅에 묻는 매장법이다. 조선시대 말까지 내륙에서도 흔하게 시행됐으나 최근에는 서남 해안의 도서 지방에서만 명맥이 유지되고 있다. 초분 풍습에는 육신을 땅에 매장하면 땅을 더럽힌다는 선조의 생각이 깃들어 있다고 한다.
 

 

▲ 경남 함양군. 농월정 아래에는 ‘지족당이 지팡이 짚고 신을 끌던 곳’이라는 글씨가 새겨진 너럭바위가 있다.

 

함양 역사 여행 _ 선비의 공간에 가다

 

경상남도 함양에 가면 자연 경관에만 눈길을 줄 게 아니라 문화유적도 살펴야 한다. 안동, 산청, 담양 등과 더불어 조선시대 사림문화를 자상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곳이 바로 함양이기 때문이다. 열 곳에 이르는 서원에 그 자취가 남아 있고 흔적이 묻어 있다. 서원은 선비들이 모여 학문을 강론하고, 석학이나 충절로 죽은 사람을 제사 지내던 곳이다. 서원의 공간은 대부분 전학후묘(前學後廟)의 법칙에 충실하다. 말 그대로 앞쪽에는 공부에 필요한 강당이, 뒤쪽에는 제사 지내는 사당이 배치돼 있다는 것이다.
남계서원은 경북 영주의 소수서원에 이어 두 번째로 설립된 유서 깊은 서원이다. 여기선 함양의 대표적 선비인 일두 정여창을 추억할 수 있다. 일두는 성리학사에 큰 족적을 남겨 김굉필, 조광조, 이언적, 이황과 함께 ‘동방 5현’의 반열에 오른 당대의 인걸이다.

그의 숨결이 새겨진 정여창 고택은 함양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서원 내 건물로는 강당인 명성당을 비롯해 유생의 생활공간인 양정재와 보인재 등이 있다. 재실인 애련헌(愛蓮軒)은 그가 생전에 연꽃을 좋아했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남계서원과 인접한 곳에 청계서원과 구천서원이 자리하고 있다. 청계서원은 정여창과 동시대 인물인 김일손을 모시고 있는 사당으로, 옛 청계정사 터에 세워졌다. 김일손은 무오사화 때 능지처참을 당했으나, 생전에는 훈구파 고관의 부패를 적극적으로 공격하는 등 불의에 굴하지 않은 강직한 사람이었다. 경내 중앙에 정면 4칸, 측면 3칸의 팔작지붕 기와집 형태의 강당이 있으며, 앞쪽으로 학생이 거처하던 구경재와 역가재가 위치한다. 강당 뒤쪽 높은 지대에는 신위를 모신 청계사가 있다. 숙종 27년(1701년)에 창건된 구천서원은 박맹지, 표연말, 강한 등을 배향한 곳이다.

병곡면에 위치한 송호서원은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사라진 것을 복원한 경우다. 퇴락한 서원이지만 해마다 봄·가을에 지내는 제사 때엔 의관을 정제한 뒷자손에 의해 숙연한 기운이 감돈다. 

 

[TIP] 상림은 고운 최치원이 만든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인공 숲이다. 이른 봄의 신록, 여름날의 짙푸른 녹음, 꽃보다 아름다운 가을 단풍, 눈 덮인 겨울 설경 등 사철 아름다움을 찾아 행락객이 끊이질 않는다. 상림 입구에 들어서면 서늘하도록 숲이 우거져 있다. 숲 속엔 사운정 등 정자와 최치원 신도비, 척화비 등 고풍스런 볼거리도 많다.  
 
 

  
 ▲ 강원 삼척시. 항구의 낭만은 역시 등대로 완성된다.

관광객들에게 등대는 기능적이라기보다 감수성을 자극하는 존재다.

삼척 항구 여행 _ 포구는 낭만이고 활력이다

 

강원도 삼척 일대는 기암괴석이 동해안 허리를 따라 늘어서 있는 곳이다. 특히 해안을 벗하며 이어지는 7번 국도는 한국판 그레이트 오션 로드(세계적으로 유명한 호주의 해안도로)라 불러도 무방할 만큼 가경이 쉴 새 없이 이어진다. 삼척은 또한 바다가 깊은 편이다. 해안선의 길이는 58㎞가 넘고, 땅 굽이의 드나듦이 심해 예부터 항구와 포구가 발달했다.
삼척의 ‘항구 1번지’는 장호항. 북으로 동해와 삼척, 남으로 신남과 임원항 사이에 있는 작은 어항인데 규모는 작지만 활어항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문어·이면수·청어·곰치·방어·개복치·학꽁치·해뜨기 등 어종도 풍성하다. 송곳니 같은 갯바위들이 해안선을 따라 촘촘하게 박혀 있고 아담한 백사장까지 펼쳐져 있어 첫눈에도 아늑한 인상을 풍긴다. 무엇보다 빨간색과 흰색 등대가 분위기를 잡아준다. 특히 7번 국도의 갓길 언덕에 올라 바라보는 장호항의 모습은 아침 햇살보다 더 눈부시다. 

 

장호항에서 남쪽으로 2㎞ 떨어져 있는 신남은 해수욕장과 항구를 끼고 있는 작은 어촌이다. 이곳은 기실 해수욕장보다 해신당과 신목인 향나무가 더 유명하다. 북쪽의 포구를 감싸며 바다를 향해 뻗어 내린 산자락의 끄트머리에 자리한 해신당은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에게 제를 지내는 곳이다. 해신당 부근의 남근목은 보는 이의 웃음을 자아낸다. 장호항과 신남항 사이에 있는 갈남항은 방파제를 따라 거닐면 바다 속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물이 맑고 투명하다. 

 

눈앞에는 월미도라는 예쁜 섬이 있어 금상첨화다. 방파제 바로 옆에 마치 조각품을 전시해 놓은 것 같은 작은 바위들이 신비스럽다. 시간이 매만지고 파도의 손길로 다듬어진 바위들이 투명한 바다와 어울린 풍경은 나그네의 시선을 오랫동안 붙잡는다.

신남에서 7㎞쯤 남쪽으로 내려가면 만나게 되는 임원항은 조선시대 나그네의 숙박소인 원이 있던 곳이다. 항구로서 조건이 좋아 일찍이 수군이 주둔했고 자연스레 어촌이 발달했다. 역시 해산물이 풍부하다. 봄에는 가자미·도미·도다리, 여름에는 새치와 청어, 가을에는 빙어·광어·양미리, 겨울에는 양미리와 명태를 많이 잡는다. 임원항 부둣가에는 횟집촌이 형성돼 있어 오가는 발길을 기다린다. 

 

[TIP] 국내 최대 석회암지대인 삼척은 대한민국 동굴 관광의 1번지다. 이곳에서 발견된 동굴은 모두 55개. 특히 동양 최대의 석회동굴인 환선굴과 아름답기로 이름난 관음굴, 그리고 바람굴 등의 고생대 동굴은 바닷가 산간 오지 삼척이 ‘비밀의 도시’란 명성을 얻게 한 일등공신들. 기기묘묘한 종유석과 석순이 줄줄이 이어진다.
 

 

▲ 지리산 칠불사 대웅전. 대웅전 왼쪽에는 스님들이 공부하는 장소인 아자방이 있다. 

 

지리산 사찰 여행 _ 숨을 고르고 마음을 다스리다 

 

천왕봉을 목표로 삼는 지리산 종주도 좋고 이름난 계곡에서 더위를 식히는 것도 더없이 탐탐하지만 올 여름에는 사찰 여행을 떠나보는 것이 어떨까. 
지리산 영원사처럼 오로지 기도와 공부만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곳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사찰에는 일반인이 묵어갈 수 있는 요사가 있다. 물론 그 수는 많지 않으니 무턱대고 아무 때나 찾아가듯 해선 안 될 일이다.

미리 연락을 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무엇보다 정제된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사찰의 하루는 스님과 대중이 일어나 주불이 모셔진 법당에 모여 부처님을 예경하는 새벽 예불로 시작된다. 풋풋한 미명의 기운 속에 이루어지는 이 장엄한 의식은 머릿속 잡념과 마음속 번뇌를 깨끗이 내친다. 진정한 자아를 찾는 참선수행 역시 마찬가지다. 차를 마시며 다도를 배우는 것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아침 공양 후 사찰 내 모든 대중이 모여 함께 노동에 임하는 시간은 울력이라 한다. 이 밖에 사찰에 따라서 범패 시현, 선무도 수행, 녹차 제작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지리산의 사찰이야 그 수도 많고 제각각 의미와 자부심이 고고하지만 비교적 덜 알려진 곳을 찾길 권한다. 화엄사나 쌍계사처럼 양명한 거찰은 너무 관광지화되어 입구부터 어수선하다.

전라남도 구례에서는 천은사와 연곡사에 가볼 만하다. 천은사의 문화재는 천년고찰답지 않게 눈에 특별히 띄는 게 적은 편인데 그 중 가장 뛰어난 것이 극락보전과 팔상전이다. 연곡사는 화엄사와 함께 지리산에 가장 먼저 들어선 절로 알려져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의병장 고광순 순절비. 고광순은 을사조약으로 나라의 주권이 일본에 넘어가자 연곡사를 근거로 적극적인 의병활동을 전개한 인물이다. 그러나 끝내 패전해 순절했고 이때 절도 불탔다. 경내에 세워진 비석에서 그의 의기를 느낄 수 있다.

칠불사는 지리산 토끼봉 아래 800m 고지에 있는 절이다. 바벨탑 이래 높이와 오만은 항상 함께 온다고 하지만 칠불사에서만큼은 도리질을 치게 된다. 소박한 사찰의 모습하며 경내의 종무를 맡아보는 이들의 눈매가 소박하고 서글서글하다. 칠불사 뒤쪽 차밭과 각종 장을 담아놓은 장독대, 해사한 꽃들에 둘러싸인 연못과 약수 등이 아담한 정취를 더한다. 남원시 산내면에는 실상사가 있다. 들판 한가운데 세워져 있는 것이 특이하다. 약수암, 백장암 등 인근 암자를 찾아 고즈넉한 분위기를 맛보는 것도 권할 만하다. 

 

[TIP] 지리산은 산자락이 넓어 맛있는 식당도 셀 수 없이 많다. 산채음식이나 각종 고기 및 생선요리를 골라 먹을 수 있다. 지리산 자락의 맛집뿐 아니라 지리산을 둘러싼 다섯 도시인 함양, 산청, 하동, 구례, 남원의 중심가에 있는 식당도 재첩국과 재첩무침, 추어탕, 은어요리 같은 지역 음식을 상에 올린다.

 

 

▲ 전남 여수시. 700m에 이르는 해안선에 수없이 많은 몽돌이 깔려 있는 무술목. 고요한 풍경이 마음을 차분하게 해 준다. 
 
여수 맛 여행 _ 바다에서 건진 맛의 절정

 

여수를 한자로 쓰면 ‘麗水’다. ‘곱고 아름다운 물’이라는 뜻인데, 여수에 가 보면 대번에 이름값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수와 부속 섬을 둘러싼 바다의 빛깔이 환상적이기 때문이다.
오동도처럼 뭍과 이어진 여수의 대표적인 섬이 돌산도다. 여수의 랜드마크 구실을 하는 돌산대교를 건너 들어가게 되는데, 거의 모든 사람이 섬의 가장 남쪽에 자리한 향일암을 찾는다. 향일암은 말 그대로 ‘해(日)를 향한 암자’다. 흔히 낙산사의 홍연암, 남해 금산의 보리암, 강화도의 보문암과 함께 4대 관음 기도처 중 하나로 일컬어지는데 일반 관광객에게는 남해에서 으뜸가는 일출 명소로 알려져 있다. 해오름이 지난 다음에 찾으면 다도해의 유장한 풍경이 발아래 펼쳐진다. 향일암에서 내려와 여수 시내로 가기 전 무술목에도 들러볼 만하다. 700m에 이르는 해안선이 온통 자갈밭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수 시내에서 볼 만한 건축물로는 단연 진남관이 꼽힌다. 75칸의 대규모 객사인데, 나무로 된 단층건물로는 국내에서 가장 크다. 임진왜란 때 왜군 격파에 앞장선 전라좌수영의 지휘본부로 사용되던 곳. 진남관이라는 이름도 남쪽의 왜구를 진압하여 나라를 평안하게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여수에는 강태공을 위한 천혜의 낚시 포인트가 수두룩한데, 최근 들어 서서히 입소문을 타고 있는 곳이 바로 백야도다. 2005년 4월 백야대교가 설치되면서 접근성이 한결 좋아졌기 때문이다. 백야도 등대와 짐막골 해수욕장을 제외하고는 두드러진 볼거리가 없어 안온한 시간을 보내기에 안성맞춤이다.

 

해산물이 풍성한 여수에 가면 황홀한 미각 체험을 해야 한다. 돔의 일종인 ‘금풍쉥이’는 다른 지방에서는 맛보기 힘든 이 지방의 특산물. 뼈가 억세지만 노릇노릇 구워 쫄깃한 속살을 발라 먹는 재미가 그만이다.

여수의 맛 중 매콤하면서 알싸한 맛이 일품인 돌산 갓김치를 빼놓을 수 없다. 임포마을에서 향일암 올라가는 길에 갓김치를 판매하는 집이 많다. 공짜로 시식할 수도 있다. 여수의 여름철 보양식으로 융숭한 대접을 받는 것이 하모 요리다. 하모는 갯장어 혹은 참장어로도 불리는데, 7월부터 9월 사이 인근의 청정해역에서만 잡힌다. 일반 회처럼 먹기도 하지만 데쳐 먹는 방법이 독특하다. 우선 회를 만들 때 남은 생선의 머리, 뼈, 껍질 등으로 우려낸 국물에 인삼, 대추, 송이버섯 등을 넣고 함께 끓인다. 여기에 회를 넣어 살짝 데쳐 먹는 것이다. 부드럽고 담백한 맛 때문에 쉴 새 없이 젓가락을 놀리게 된다.

 

[TIP] 여수의 섬인 거문도는 고도·서도·동도의 3개 섬으로 이뤄져 있다. 숙박시설과 음식점은 선착장이 있는 고도에 몰려 있고, 볼거리는 서도에 있다. 유림해수욕장에서 보로봉을 거쳐 등대 입구로 하산하는 트래킹 코스가 사랑받는다. 거문도 등대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높이는 34m. 날씨가 맑으면 백도가 보인다. ▒

 

[글·사진 오상훈 여행기고가]

 

'가리왕산 자연휴양림' 시원한 얼음 계곡, 무더위가 뭐야?
[여행] 산나물·약초의 천국… 야생화 감상하는 트레킹도 제맛 [글 사진 주간한국 민병준]
 

 

일 년 중 가장 더운 시기다.
이럴 때는 시원한 계곡이 더욱 그립다. 산 많은 강원도 땅엔 옥같이 맑고 얼음처럼 시원한 물이 흐르는 계곡도 많다. 특히 강원도 정선에 있는 가리왕산 자연휴양림 한가운데를 흐르는 어은골은 잠깐만 발을 담가도 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차갑다.

휴가철이라 자연휴양림의 통나무집은 보통 예약이 다 끝났지만, 계곡 주변엔 안전한 야영장도 있으므로 가족과 함께 무더위를 식히러 다녀와 보자.

 

■ 너덜 지대가 거대한 냉장고 역할을 하는 듯

정선 가리왕산(加里旺山, 1,561m)은 산줄기가 첩첩으로 펼쳐진 강원도에서도 덩치가 결코 만만치 않은 산이다.

아주 오랜 옛날 동해 쪽에 자리를 잡고 있던 맥국의 갈왕(葛王 또는 加里王)이 예국의 공격을 피해와 이곳에 성을 쌓고 머물렀다고 하여 갈왕산이라고 불렸다. 그러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지금의 가리왕산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 산은 산나물과 약초 천국이다. 곰취·참나물·산작약·당귀·산마늘·더덕, 그리고 산삼에 이르기까지 무궁무진하다.

특히 가리왕산은 예부터 산삼의 주산지로 널리 알려져 왔는데, 얼마 전엔 조선시대에 세운 산삼봉표석(山蔘封標石, 강원도유형문화재 제113호)이 마항치(말목치)에 고개 정상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무더운 여름엔 몸을 식힐 수 있는 시원한 계곡이 바로 산삼 아니겠는가. 가리왕산 주변은 30℃가 훨씬 넘는 날이 계속 이어져도 그다지 큰 더위를 느낄 수 없다. 바로 어은골의 냉기 때문이다.

 

지명 유래에서는 어은골의 어원을 한자로 풀어 ‘계곡의 이무기 바위를 보고 고기가 숨은 데서 유래했다’고 하지만, 너덜지대 특유의 한기가 퍼져 나오는 것으로 봐서 어쩌면 ‘얼음골’에서 유래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수심이 깊지 않아 어린이들도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휴양림 매표소 뒤쪽엔 한여름에도 긴 옷을 입어야 할 정도의 냉기가 뿜어져 나오는 거대한 얼음동굴이 있는데, 동굴 안쪽에는 삼복더위에도 얼음이 차있어 예전엔 주민들이 냉장고로 대신 썼다고 한다.

어쩌면 가리왕산 너덜지대 전체가 한 겨울에 얼음을 잔뜩 품고 있다가 여름이 되면 서서히 녹기 시작하면서 거대한 냉장고 역할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 들꽃 감상으로 더욱 즐거운 가리왕산 트레킹

물놀이로 더위를 식혔다면 이번엔 가리왕산 트레킹을 즐겨보자.

어은골은 휴양림 시설이 있는 아래쪽을 제외하고는 원시의 기운이 철철 넘친다. 정상으로 올라가는 계곡 주변으로는 고로쇠나무를 비롯해 물푸레나무·엄나무·가래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고, 그 나무들 사이로는 굵은 다래 덩굴이 척척 걸쳐 있다. 

 

 

또한 산길 주변 숲에는 말나리꽃·동자꽃·둥근이질풀·송이풀·두메고들빼기 등 갖가지 야생화들이 앙증맞게 피어 있다.

가리왕산 정상으로 오르는 코스는 모두 네 곳이지만 접근과 숙박이 용이한 자연휴양림을 기점으로 삼는 게 가장 무난하다.

일반적인 트레킹 코스는 휴양림 산막 지구 뒤편의 심마니교에서 어은골을 통해 정상에 오른 다음 온 길을 되짚어 다시 휴양림으로 내려서는 코스다. 총 4시간~4시간30분 정도 걸린다.

가리왕산은 아주 위험한 구간은 없으나 너덜 지대가 많아 대체적으로 산길이 거친 편이니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조심하는 게 좋다. 

식수는 심마니교에서 50분쯤 올라간 지점에 있는 합수 지점에서 구하면 된다. 이후는 가파른 경사가 이어진다.

 

가리왕산 어은골 피서와 트레킹 여행의 베이스캠프인 가리왕산 자연휴양림에는 산림휴양관 1동(14실), 단독 숲속의 집 10동 등의 숙박시설과 텐트 80동을 수용할 수 있는 야영장을 갖추고 있다. 단독 숲속의 집 8평형(4동) 44,000원, 10평형(2동) 55,000원.

15평형(4동) 80,000원, 산림문화휴양관 9평형(8실) 55,000원, 12평형(3실)과 14평형(3실) 67,000원, 오토캠프장(20개) 8,000원, 야영데크(19개) 4,000원, 일반 야영장 2,000원. 입장료 어른 1,000원, 청소년 600원, 어린이 300원, 주차료 3,000원. 숙박 시설은 인터넷(www.huyang.go.kr)을 통해 예약을 받는다.

단 오토캠프장, 야영데크, 일반 야영장은 선착순이다. 전화 033-562-5833.   

 

 

■ 숙식

피서철이라 휴양림에서 숙박 시설을 구하지 못했을 땐 휴양림 입구에 있는 민박집을 이용해보자.

휴양림 매표소 바로 앞에 있는 수정헌(守靜軒)은 너른 언덕 위에 아름드리나무로 둘러싸여 있고, 평화로운 산골 마을이 한눈에 들어오는 민박집이다. 하루 숙박료는 2인1실 기준 20,000원이며, 한 사람 추가될 때마다 5,000원 추가.

안주인이 준비해주는 이 집의 식사는 백반이 1인 5,000원, 엄나무와 황기 등을 넣고 요리한 토종닭 백숙은 25,000원이다. 전화 033-563-8860 www.sujunghun.com

 

■ 교통

△자가운전=→59번 국도→나전리 삼거리(우회전)→42번 국도→정선(평창 방면)→6km→휴양림 입구 삼거리(우회전)→424번 지방도→6km→휴양림<3시간30분~4시간 소요>

영동고속도로 새말 나들목→42번 국도→안흥→평창→창리→광하→휴양림 입구 삼거리(좌회전)→424번 지방도→휴양림<3시간30분 소요>

△대중교통=동서울터미널(02-446-8000)에서 정선행 시외버스가 매일 14회(07:10~18:55)

운행. 3시간50분 소요, 요금 16,500원. 정선시외버스터미널(033-563-9265) 앞에서 회동행(가리왕산 자연휴양림) 군내버스(강원여객 033-563-1094)가 매일 8회(06:20, 07:20, 09:10, 11:10, 13:30, 16:20, 18:00, 20:00) 운행. 30분 소요, 요금 1,140원.

출처 : 한국의산천
글쓴이 : 한국의산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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