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명소

[스크랩] 그리스로 가는 길

캠퍼5 2007. 7. 17. 00:07

 

 

 

 

  

 

 

어디로 갈까?

 

 

남들은 이제 아이들 뒷바라지로부터 벗어나 둘만의 오붓함을 즐긴다는데

우리는 지금부터가 가족여행의 시작이다.

낭만적인 여행이야 집사람과 실컷 했으니 이제는 그 댓가로 지호 효자관광인 셈이다.

근데 아직 지호 정도의 나이라면 싸이판 PIC나 월드리조트 같은 데가 놀기에는 최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계획에 들떠서 여기저기 알아보는 것은 역시 어른들의 욕심?~

 

역사나 문화기행 등 이런거 저런거 다 제하고 보면 사실 갈 데도 마땅치 않다.

예전 같으면 그냥 필이 오는 대로 감행했겠지만 요즘은 조석으로 행선지 바꾸는게 일이다.

동경 디즈니랜드에서 시작한 여행계획이 하우스텐보스, 혹카이도, 몰디브 타지엑조티카를 거쳐

스위스 그린델발트와 체르마트, 알라스카 크루즈, 지중해 크루즈.. 말로는 세계일주 다 했다. -_-);;

말만은 아니지.. 요즘은 인터넷 세상이라 세부일정이나 숙박도 그 자리에서 확인가능하니

그동안 쌓인 정보나 노하우 만으로도 여행사 하나쯤은 차릴 만 하다.^^

 

최종적으로는 지중해 크루즈가 채택이 되었는데.. 이게 마지막까지 객실컨펌이 안 난다..

크루즈를 선택한 이유는, 숙박과 식사가 정해져 있어서 심심할 지는 몰라도

그래서 가족여행으로는 안심이 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나름대로 풀장이나 극장 등 부대시설도 충실하고..

그러나 사실은 국내대행사 요금보다 직접 컨택시의 요금이 배 이상 싸다는 것이 진짜 이유였다.

 

암튼 크루즈가 불발이 된 이상

그것보다는 만족도가 높은 일정이 되어야 할텐데

결국 이제까지 가본 곳들 중에서 아쉬움이 남는 곳으로 하는 것이

신선함은 좀 떨어지겠지만 변수가 적을테고 위험부담 또한 적을테지.

그래.. 크루즈는 가장 핵심이 되는 미코노스, 산토리니에 고작해야 반나절씩 밖에 못 있지..

우리는 느긋하게 며칠씩 묵는거야 !^^

게다가 6월이면 지중해 여행으로는 최적의 시기..!!

 

자유여행이지만 배낭여행처럼 임기응변이 주가 아닌데다

가족이 있으니 내가 이른바 가이드인 셈이다.

자유여행도 알고보면 패키지랑 별로 다를 바가 없다.

항공권과 호텔숙박, 그리고 이동이 전부다.

이정도의 서비스에 비싼 수수료를 내가며 대행을 부탁할 필요가 없지..

예전과는 달리 비행기표도 e-ticket이라

여행사를 찾아갈 일도 없고 개인여행이 오히려 더 편하다.

그리고 약간의 불안함을 벗 삼아 홀가분하게 여행하면 되는거지 뭐~

(가이드 욕할 일도 없고 ㅎㅎ)

 

호텔선택에서 예약, 그리스 국내선 항공편까지 예약하고 컨펌까지 받으려면

물론 재미도 있지만 그것도 보통 일은 아니다.

호텔도 외국에서는 위치파악이 어렵고

픽업이 필요할 시 일일히 예약을 해야한다(요즘은 유료도 많다).

예전에 배낭여행을 할 때 새로운 도시에 도착하면

역에서 다음 기차편예약, 그리고는 호텔예약.

이것도 한달쯤 지나니 마치 예약하러 여행을 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역시 재미로 하지 않으면 쉽지는 않은 일이다.

 

요즘은 극장좌석 뿐 아니라 크루즈 선실도 실시간으로 방위치, 구조까지 확인하면서 예약이 가능하다.

외딴 섬이나 첩첩산중이라도 웹싸이트가 없는 호텔이 없고 인터넷억세스가 안되는 호텔이 없다.

여행자들도 투어리스트 인포메이션보다는 현지에서 노트북으로 정보를 얻는 것이 대세다.

오지탐험이나 현지인 원시체험조차도 인터넷으로 신청이 가능할 정도니까..

얼마 안있어 영화 토탈리콜처럼 알약 하나로 화성여행이 가능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이번에 여행일정을 만들어가면서 새삼 느낀 것은

이래서야 어디 여행사가 남아나겠나 하는 거였다.


이번에는 지호엄마가 좀 무리를 해서 길게 휴가를 냈다.

12일이라고는 해도 방콕 트랜스퍼 10시간, 올 때 기내박을 빼면 9박이다.

미코노스 3박, 산토리니 4박, 아테네 2박.

우리나라 사람들이 신혼여행으로 많이 가는 산토리니가 보통 2박 정도에 불과한 걸 생각하면

구미인들에게는 별것도 아니겠지만 우리로서는 엄청나게 여유로운 그리스일정이다.

(배낭여행으로야 거의 한달을 그리스에 있었지만 그건 억류됐던 거고 ^^).

 

정확히 말하자면 미코노스, 산토리니는 이번이 3번째가 된다.

'세계를 간다' 만 보고 현지에서 엉겁결에 신청한 크루즈가

정작 두 섬에는 체재일정이 너무 짧아서

아테네로 돌아온 후 곧바로 다시 두 섬에만 다녀왔었다.

그만큼 좋았단 거겠지..

 

하지만 단지 좋다는 이유만으로 이미 지나온 곳을 우리는 다시 찾게 되는걸까..?

나는 매번 새로운 곳을 가보고 싶어 하면서도 왠지 한번 갔던 곳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마치 옛날에 살던 동네에 가서 느끼는 기분처럼

그간 별고가 없나 살펴보고 전혀 변한게 없다고 따분해 하면서도 위안도 받고

바뀌었다면 바뀐대로 또 실망하고 때로 대견해도 하고..~

 

그렇게 그것은 자신의 기억을 둘러보고 싶은 유혹이 아니었을까..?

현재의 자신이 기억보다 훌쩍 커버렸던지

아니면

지난 시절의 감동이 초라한 자신을 잠시나마 잊게 하던지

그런 걸 보통 '자신을 찾는 여행'이라 그러지 아마? ^^

 

해서... 여행 또한 새로움과 기억과의 지난한 갈등이다.(물론 후기도..^^)  ― 파인더 가라사대 ㅎㅎ

 

로마의 트레비분수는 등뒤로 동전을 던지면 다시 로마로 돌아오게 된다는 낭만적인 이야기가 전해오지만

두번 던지면 사랑이 이루어 지고, 세번 던지면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한다고 한다.

뭐 속보이는 마케팅이라고 볼수도 있겠지만 너무 회귀에만 연연하지 말라는 교훈도? ^^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것들이 있지..

이 후기를 읽고 나서 일주일 내에 열명 이상에게 전하지 않으면... ㅋㅋ

 

 

에고.. 예전 사진도 아직 정리가 다 안됐는데..

 

 

 

 

 

 

 

 

 

 

방콕 트랜스퍼

 

 

아테네는 아직 직항이 없어서 어딘가에서 갈아타고 가야한다. 타이항공이 가장 저렴했다.

공항 밖으로 나갈수가 있으므로 일부러 트랜스퍼시간이 긴 편으로 정했다.

10시간이 넘으니 미니관광도 가능하다.

왕궁과 에메랄드사원이 공교롭게도 기념일로 휴원.

삐끼한테 자의반 타의반으로 이끌려 차오프라야강 유람선 뱃놀이. 맥주 한캔을 사서 타다.

 

 

 

 

 

 

 

 

 

 

 

 

 

 

 

 

 

 

이렇게 좁은 수로를 지나며 사람사는 모습을 구경한다.

 

 

 

 

 

 

 

 

 

 

방콕을 동양의 베니스라고 부른단다.

 

 

 

 

 

 

 

 

 

 

뱃사공.

 

 

 

 

 

 

 

 

 

 

우리는 이렇게 타고

 

 

 

 

 

 

 

 

 

 

맥주도 마시면서

 

 

 

 

 

 

 

 

 

 

지나가는 다른 배도 보고

좀더 럭셔리해 보이지만 우리 배는 '전세'낸 거다^^

 

 

 

 

 

 

 

 

 

 

 

 

 

 

 

 

 

 

 

 

 

 

 

 

 

 

 

 

 

 

 

 

매점격인 나룻배가 다가와 우리 말로 방생, 방생 하고 외쳐대길래 알고보니

물고기에게 줄 빵을 사라는 거다. 이건 보아하니 매뉴얼인 모양이다. 그외에도 맥주 안주 등등을 판다.

 

어디서나 사람사는 모습은 비슷한 것 같다.

수상가옥, 수상시장은 못 봤지만 현지의 실생활에 접하게 해준다는 식의 각종 투어상품은

어차피 여행자의 소박한 감상주의에 기대고 있는 부질없는 것일까나..

 

 

 

 

 

 

 

 

 

 

 

 

 

 

 

 

 

 

 

 

 

 

 

 

 

 

 

 

 

 

 

 

 

 

 

 

 

 

 

 

 

 

 

강폭이 좀 넓은 곳으로 나가나 했더니 새벽사원에 들러 짧은 관광.

 

 

 

 

 

 

 

 

 

 

 

 

 

 

 

 

 

 

 

 

 

 

 

 

 

 

 

 

 

 

 

 

새벽사원은 각종 보석(색돌?) 들로 치장이 되어 새벽녘이면 찬란하게 빛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여기도 역시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다.

동남아는 이제 우리가 접수한 듯.

 

 

 

 

 

 

 

 

 

 

지난 번 태국여행에서 '코큰캅' 이라고 합장하면서 인사하는 걸 배우더니

불상만 보면 합장이다.

 

 

 

 

 

 

 

 

 

 

이건 뭐 크리스토와 백남준이 울고 가겠네 ^^

 

 

 

 

 

 

 

 

 

 

타이항공 기내잡지의 한컷 같다는..

 

 

 

 

 

 

 

 

 

 

'툭툭'이라는 세발자동차 택시를 타고 배낭여행객들의 로망이라 불리는 '카오싼로드'로.

 

 

 

 

 

 

 

 

 

 

내가 보기엔 이태원 간판을 단 남대문시장 같은 느낌인데 여기가 '그 유명한' 카오싼로드다.

영화 '더 비치'의 영향인가..?

 

 

 

 

 

 

 

 

 

 

이번 여행의 첫 노천카페.  근데 워낙 더워서리.. 사방 360˚ 노천흡연실.^^

맞은 편 버디 건물을 감상중이다.

 

 

 

 

 

 

 

 

 

 

화제의 식민지풍 건축의 깔끔한 숙소 '버디'.

과거 배낭여행객들의 천국이라는 카오싼의 멜팅팟이미지를 쇄신하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한다.

 

 

 

 

 

 

 

 

 

 

 

 

 

 

 

 

 

 

 

 

 

시원한 강바람을 쐬러 공원에 나온 사람들.

 

 

계획으로는 여기저기 욕심을 냈지만 더위 탓인지 지호가 많이 힘들어 한다.

예정보다 이른 시각에 공항으로 돌아오니 정말로 할 일이 없다. 이럴 줄 알았으면 바로 연결되는 편으로 할 걸 그랬나?

 

사실 귀국편의 환승시간이 40분 밖에 없는데 다음 편은 이미 만석임을 확인한 상태라서

나로 하여금 별별 상상을 다하게끔 했던 방콕공항은 처음부터 그다지 좋은 인상으로 다가오진 않았다.

우선 건물내부가 지나치게 넓어서 길을 헤매기가 일쑤였고 같은 종류를 취급하는 면세점들이 쓸데없이 너무 많았다.

(지난 번의 '인터내셔널 부페'를 연상시키는 대목이다.)

또 인테리어는 왜 그렇게 번쩍거리는지.. 안 그래도 불안한 우리를 괜시리 주눅들게 한다.

걸어가도 될 길을 온 사방이 빠르지도 않은 무빙워크..

그런가 하면 이용자수에 비해서 의자는 턱없이 부족하고 딱딱하기 이를 데가 없다.

 

마치 이등칸 선실에서 새우잠을 자듯 심히 불편하고 어수선하게 몇 시간을 보냈다.

 

한가지 더 방콕공항의 불만인 점은 탑승시스템이다.

보통은 보딩라운지에서 기다리다가 게이트가 열리면 기껏해야 30분이면 보딩이 완료될 텐데

길게 줄을 선 채로 2시간이 넘게 기다리게 하는 것은 정말로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제일 앞 좌석의 창가를 제외한 두 자리가 아마도 비었던 것 같다.

기회를 노리던 어떤 외국인 아저씨가 스튜어디스한테 공석여부를 확인하더니

자기 와이프를 데리러 간 사이에 어떤 젊은이가 잽싸게 그 자리에 앉았다.

아저씨가 조용히 소근거리듯, 이 자리는 내가 스튜어디스한테 '퍼미션'을 맡은 자리니까 비켜 달라고 한다.

결국 그 젊은이는 물러 갔지만 빈 자리에 스튜어디스가 허락을 하고 말고가 어딨나..^^

10시간이 넘는 비행이니 체면을 버릴 만도 하지만 보통내기들이 아니다.

세상은 넓고 고수는 많구나 !

아니다. 우리 같으면 끝까지 서로 얼굴 붉히며 으르렁댔겠지?^^

주변의 시선을 아랑곳 하지 않고 편한 자세로 독서를 즐기던 그들의 멀쩡한 모습이 새삼 떠오른다.

 

 

 

 

 

 

 

 

 

  

방콕에서 다시 하룻밤을 비행기에 시달린 후 다음날 아침 아테네에 도착했다.

 

역시 공기가 다르다.

공항매점에서 커피를 한잔 하는데 마치 가을날씨처럼 청명하고 상쾌하다.

물먹는 하마를 풀어놨나..^^

비교적 신공항이라는데 공항내부의 시설이 조금도 승객들을 압도하지 않고

직원들도 다들 느긋한 분위기다.

국내선 데스크나 대함실은 버스터미날을 연상시키기까지 했다.

 

나는 흡연실이 없는 아테네공항이 지금까지 가본 공항들 중에서 제일 마음에 든다.

(어디서나 피울 수 있으니까 ^^)

 

4시간을 기다려서 국내편 비행기로 갈아타고 미코노스로.

 

 

 

 

 

 

 

작은 비행기지만 처음으로 제일 앞자리를 배정받았다.

환승과 더위에 지친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편했다.

진작에 이런 자리좀 걸리면 안될까.. 쩝

 

이제 40분 정도면 미코노스다.

 

 

 

 

 

 

 

 

 

 

드디어 이륙.

 

 

 

 

 

 

 

 

 

 

 

 

 

 

 

 

 

 

 

 

 

그림 같은 구름도 보고

 

 

 

 

 

 

 

 

 

 

오줌싼 지도 같은 섬도 보고

 

 

 

 

 

 

 

 

 

 

옷자락 같기도 하고

 

 

 

 

 

 

 

 

 

 

느낌표 같기도 하군.

 

 

 

 

 

 

 

 

 

 

해삼 같은 섬도 지나서

 

 

 

 

 

 

 

 

 

 

풀장이 여기저기 있는 걸 보니 벌써 미코노스?

 

 

 

 

 

 

 

 

 

 

지호야 다 왔다 ! ~

 

공항에는 호텔주인 와이프가 마중을 나왔다. 내 이름을 쓴 피켓을 들고서.

서둘러 짐만 놓고 항구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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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지 않은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이 바람의 촉감. 햇살의 텍스쳐. 그늘의 웅성거림들..

 

슬며시 웃음이 자꾸 새어 나오고 표정이 잘 수습되지 않는다.

 

어쩌면 이렇게 온전하게 기억 속의 나를 다시 만나는게 가능한 걸까.

 

여기서 나흘이나 머문다는 사실이 우리를 더 흥분시킨다.

 

 

그래 천천히 즐기자구^^

 

 

 

 

 

 

 

 

 

 

다시 보는 미토스 맥주와.

 

 

 

 

 

 

 

 

 

 

내가 좋아하는 해산물 리조토.

 

그리고 올리브유가 듬뿍 발라진 바삭바삭한 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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